위례과천선 정부청사역 연장 추진 최소 8년… 집중투자 · 선착공 시급

[파워리포트] 수도권 신도시 탈교통지옥 해법 없나

3일 오전 7시40분께 과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에서 양재로 출근하는 길은 그야말로 지옥의 구간이었다.

정부과천청사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서 양재역행 버스를 기다렸다. 총 18개 노선 가운데 양재역으로 가는 노선은 4개. 대부분 첫 정류장이 수원, 군포, 의왕 등이어서 오는 버스마다 만원이었다. 다음 버스도 마찬가지인 터라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올라타야 했다. 이후 선암사거리를 거쳐 과천대로로 진입하면서 정체는 극심해졌다. 100m 남짓 길이인 선암지하차도에선 차량들이 주차장인 듯 멈춰 서 있었다. 도로상황이 원활하면 수십 초만에 지날 구간에서 5분 이상 허비했다. 서초구로 가는 양재대로는 인근 단지에서 차량들이 쏟아지면서 정체가 더 심해졌다. 끼어들기와 꼬리물기로 도로는 혼잡했고, 신호에 걸린 차량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양재IC와 서초IC에선 차량들이 맨 끝 차선에 합류하기 위해 진땀을 빼는 모양새였다. 12.5㎞ 거리인 양재역까지 정체는 이어졌고, 1시간15분여 만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매일 아침 양재로 통근하는 성모(27·여)씨는 "출근시간대 지옥철인 데다 두 번이나 환승해야 하는데 교대역이나 강남역에서 환승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마지못해 버스를 탄다"며 "과천에서 양재까지 먼 거리가 아닌데 아침마다 1시간씩 길에서 시간을 버려야 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3일 오전 양재대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김영운기자
3일 오전 양재대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김영운기자

교통 전문가들 사이에서 과천~양재 출퇴근길은 마의 구간이라 불린다. 경기도에서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핵심 구간인데 직행하는 철도 노선이 없어 고작 10㎞ 정도 가는 데 환승(4호선 정부과천청사역→2호선 사당역→3호선 교대역→양재역)을 두 차례 해야 하고, 역사는 11개를 지나야 한다. 버스나 자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출근시간대 도로는 소화해 낼 수 없을 정도로 통행량이 증가한다.

지난 2008년 국토교통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한 부분으로 송파~과천 급행간선철도를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에 막혀 진척 없이 계획만 붙들고 있었다. 사업은 취소 위기에 놓였다가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위례과천선(복정역~경마공원역)이 포함되면서 회생했다.

국토부는 올해 5월 3기 신도시 과천지구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확정하면서 종착역을 경마공원역에서 정부과천청사역으로 연장한 안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등 행정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위례과천선 가운데 시급한 과천~양재 구간부터 선착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3일 오전 양재대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김영운기자
3일 오전 양재대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김영운기자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천~양재는 대표적인 미싱링크(missing link·철도로 연결되지 않은 구간)로, 우면산 터널과 양재IC 중심으로 굉장히 혼잡하고 복잡한데 철도로 통행량 분산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며 "과천시 내 지하철역과 양재 구간에 사업비를 집중 투자해 최대한 빨리 노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철도사업 전체 구간을 한꺼번에 추진하려고 하면 예정역사 인근의 추가 정차 요구 등 민원으로 개통시점이 느려질 수 있다"며 "핵심 문제가 되는 구간을 먼저 추진해 교통불편을 줄이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황배 남서울대학교 공간정보학과 교수는 "국토부가 목표로 하는 선 교통, 후 입주를 실현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을 대상으로 급한 구간부터 선착공해야 한다"며 "GTX-B노선 청량리~마석구간(남양주 왕숙), 지하철 3호선 오금역~교산신도시 연결구간(하남 교산), GTX-C노선 수원~양재구간(과천) 등을 선착공 대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다예·양효원·김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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