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광역교통문제 해법, 경기도민 대부분 서울로 통근… "서울 대체할 자족도시 조성 시급"

 

교통 전문가들은 신도시 광역교통문제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경기 지역의 다핵화’를 꼽았다. 교통시설을 늘려 교통난을 해소하기에 한계가 있으니, 서울 도심을 대체할 자족도시를 수도권 곳곳에 조성해야 교통지옥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인지방통계청의 ‘2020 수도권 광역교통 통계’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 광역교통시설은 전년보다 확충됐지만 오전 통행시간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도권 도로 길이(3만802㎞)는 전년보다 315㎞ 늘어났고, 철도역(597곳)은 25곳이 신설됐다. 버스정류장(4만750곳)은 전년보다 1천913곳 증가했고, 버스전용차로(총 381.3㎞)는 34.0㎞ 길어졌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오전 통행시간은 교통시설 확충 이전보다 증가했다. 전년 대비 10㎞ 49분→54분, 20㎞ 69분→75분, 30㎞ 83분→92분으로 늘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오전 통행시간은 10㎞일 때 30분→33분, 20㎞ 47분→51분, 30㎞ 56분→62분으로 늘었다.

통행량 자체가 늘고, 승용차 이용이 증가해 교통시설 확충에도 수도권 거주자의 출근길은 더 불편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결국 신도시를 베드타운 기능의 ‘방사형 도시’가 아닌, 일자리와 교통 모두를 갖춘 ‘자족도시’로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광역,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하려는 분위기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 지역 거주자는 여전히 많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18년 정기조사 결과, 경기도 내 출근통행의 서울의존도는 2016년 기준 20.6%로 나타났다. 6년 전인 2010년(22.8%)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다. 경기도 취업자 수는 555만6천 명(2010년)에서 650만4천 명(2016년)으로 무려 17.1% 증가했다. 지난 6년간 도내 통근자보다 서울 통근자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족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된 신도시는 산업입지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아 베드타운화됐고, 서울로 장거리 통근하는 다수로 광역교통문제가 발생했다"며 "판교 테크노밸리 성공사례를 모델로 경기 지역 내로 출퇴근을 유도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든 사고가 ‘서울을 어떻게 갈 것인가’에 집중돼 있는데 아무리 교통망을 새로 구축한다고 해도 주민 요구는 끝이 없고 이를 절대 충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자리 거점을 만드는 장기적 해법 없이 경기도의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 역의 복합환승센터 예정 터를 일자리 거점으로 키우는 것이 자족도시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고양 덕양구 대장동 ‘대곡역’을 예로 들었다. 개통한 경의중앙선과 3호선, 개통 예정인 GTX-A노선(운정~동탄)과 서해선(대곡~소사), 교외선, 예타 진행 중인 고양선 등 6개 역세권으로 대규모 환승거점이 형성될 전망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환승정류장 정도만 갖춰진 환승센터와 달리 복합환승센터는 3개 이상 노선이 지나는 교통 허브로 지역 거점"이라며 "철도역을 중심으로 주거, 상업 등 복합 기능의 역세권 개발이 이뤄질 텐데 이 거점을 크게 만들수록 서울 출근 비율을 줄이고, 경기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다예·양효원·김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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